보통의 살림/도시락 만들어요

추석시즌 토끼 도시락 - 일본 남편도시락

2021. 3. 7.

✎ maruko

[Director l Dosirak decorator] 서울 출생. 모바일디자인과 의류업을 거쳐 공예사업으로 독립. 유튜브 "도시락이있는 생활" 편집자

추석시즌 토끼 도시락 - 일본 남편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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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의 최초 작성/게시일은 2019. 9. 13. 7:43입니다. 내용 이해에 참고해주세요>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서비스업에서 일을 하면서 사실상 제 인생에 붉은날(빨간날/휴무)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좋아서 하는게 서비스 업 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가족끼리, 혹은 친구나 개인이서 식사하러 오는 공간을, 옷을 사러 오는 공간 등,

연중무휴로 오픈하는 레스토랑에서 알바하거나, 옷가게 등을 운영하면서 한마디로 남들 놀때 일을 해야하는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동대문 사입 시장도 겨울과 여름에 한번씩 크게 놀때 제외하고는 남들 술마시고 잘때 동대문 옷시장 한바퀴돌다 사입하다보면 집에 돌아왔을때 오전 7시 , (신상 사입 시즌에는 동대문에서 날밤 새야함) 새우잠자고 오픈하러 곧바로 가게로 향하면서도 저는 늘 제가 하고싶은 일을 해서 행복했던 아이였어요. 

 

전 반드시 제가 하고싶은일을 해서 돈이 되게 만들고 싶은 욕구가 컸던 아이었기에 시행착오도 넘나 많았고, 좌절했을때도 굉장히 많았더랬지요. 이랬던 제 인생을 후회한적은 단 한번도없어요.  그렇게 1~2시간 새우잠 쪼개서 잠잘때에도 저는 제 밥은 꼭 챙겼어요 (예를들어 도시락?) 자신의 시간은 자신이 생각하고 마음써먹는대로 만들고 말고 하기 마련이거든요. 그놈의 다이어트 한다고 식단은 꼭 챙겼던 그 고집스러웠던 20대... 

사람들에게 늘 들었던 이야기는 "넌 그렇게 빨빨거리고 돌아다니고 잠도 안자면서 늘 힘이 넘치냐" 그래서 30대 중반인 지금 이렇게 골골 거리나 봅니다.....ㅠ_ㅠ

 

 

 

명절날에도 정말 일년에 한번 집에 제대로 가서 (그 가까운 같은 서울하늘 아래인데) 밥을 먹을까 말까였죠. 사실 어떻게해서든 노력하면 노력할 수 있지만...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하면서 개인적으로 마음에는 여유가 늘 없던것 같아요. 어떻게보면 가족을 소중하게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저는 자연스럽게 가족과의 시간보다는 사회에서의 시간에 더 얽메이고 소중하게 생각한적도 있어요.

사람생각하기 나름. 늦었다고 생각됬을때, 그때 다시 시작하더라도 늦지않아요. 라는 말이 제 마음입니다. 사실 박명수씨의 말은 쉽게 포기하라는 말로밖에 들리지않아서요 개인적으로는...🥲

 

 

오늘은 추석을 맞이해서 보름달에서 탈출해 꽃밭에서 풀(양상추) 뜯어먹고있는 토깽이 두마리와 가을을 맞이하여 당근으로 잘라낸 단풍나뭇잎들, 그리고 올리브와 가나자와피클로 만든 꼬치 , 문어 소세지 등등으로 데코레이션한 추석 한가위 도시락을 오늘 업데이트 하게되었어요.

사실 토깽이 도시락 아이디어는 어제 잠들기직전에 갑자기 좀 만들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급작스럽게 들었거든요.

올리브는 제가 정말 아껴먹는것인데, 무려 4알이나 선심써서 (나머지 2알은 남편 아침밥) 전체적으로 좀 알록달록하게 만들어 보고싶은 마음이 컸어요.

소세지는 문어 소세지 두마리와, 일반 소세지를 반으로 갈라 해바라기 칼집을 내주고 프라이팬에 뜨끈~ 하게 구워주고요. 윗부분에는 컬러 참 예쁜 후리카케를 적당히 뿌려주었습니다. 달걀은 미디움으로 꽤 괜찮게 삶았지만, 껍질을 까면서 제대로 분리가 안되어 껍질 까면서 흰자부분까지 전부 다 까버렸습니다(또르르륵)

그래도 생긋- 웃어주는 햇님을 만들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입부분은 실고추를 일부 잘라서 고정한 것이예요. 검은깨 눈에 빨간 고추실로 만든 입의 얼굴 표정은 일본 주부들이 자주 사용하는 캐릭터 표정이기도해요.  전체적으로 도시락의 분위기를 포근, 아니 푸근~ 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이있어서 달걀 삶으면 다른 모양내기 말고 대부분 이렇게 햇살같은 달걀 얼굴을 만들어 주곤해요.

 

처음에는 토끼의 귀를 검정색의 귀로만 만들었는데, 까만 귀에 빨간 눈만 있으니 어딘가 모르게 오싹해보이더라구요. 눈에 까만 김을 넣어주면 좀더 귀여워지려나, 치즈로 눈동자를 만들면 더 귀였겠지 했지만 쉽게쉽게 귀부분에 핑크빛 햄을 적당히 작은 사이즈로 잘라내서 데코레이션 하였어요. 지금 사진보며 생각하는것은 빨간 눈에 치즈 눈동자 두개정도씩 넣어줬어도 엄청 부드러운 표정의 토끼의 얼굴이 완성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늘 이렇게 만들고나서 후회하는 것들이, 좀더 아쉬운 것들이 많은것이 매일아침의 제 기분이예요. 대충 스케치는 해보고 시작하지만, 진짜 제대로 노트에 스케치 한다음 컬러링도 한다음  완벽하게 도시락을 만들어볼까도 생각하고있지만, 그정도 노력이라면 정말 어디가서 돈받고 도시락 만들어야하지 않나 싶기도한걸 보면 역시나 자본주의 사회에 물들어온 저의 30대인것인가, 하고 이마를 탁- 치게되네요.

 

정성.

생각하는 마음과 정성이 깃든 댓가를 바라지않는 진심의 도시락 만들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나이들수록 제 인생에 좀더 가치를 추가하고싶고 헛걸음을 해도 좋으니 남이 알아주지않아도 좀더 제 노력을 기울여보고싶은 1분 1초를 살아가고싶은 마음이 들어요. 전 생 마감하는 날까지 그렇게 살래요.

문제는, 그렇게 정성을 들여 노력하다보면 신기하게도 모두들 알아봐준다는거죠.

내가 원하든 , 원하지 않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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