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자와 이야기/호쿠리쿠에서 살다

평소의 가나자와를 만나는 여행

2020. 6. 27.

✎ maruko

[Director l Dosirak decorator] 서울 출생. 모바일디자인과 의류업을 거쳐 공예사업으로 독립. 유튜브 "도시락이있는 생활" 편집자

평소의 가나자와를 만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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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 현민이 추천하는 책<ふだんの金沢に出会う旅へ>

 

 

가나자와 현민의 시선으로 방문하고 싶은 곳들을 담은 책 

 

나는 가나자와의 지모토민(地元民/태어나고자란)은 아니지만, 무척 넓고 큰 도시들에 비해서는 조금만 집중하여 돌아다니다 보면 꽤 다양하고 많은 정보들을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맛을 느낄 수 있는 가나자와 1년 차 외국인국적의 현민으로써 꽤 알차고 진중한 정보들을 접하며 한페이지 한페이지를 넘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2019년 7월 여름 무렵 , 한일 무역분쟁이 커지고 나서부터 일본을 여행지로 찾는 사람들은 현저히 낮아졌고, 대신 기타 동남아 지방으로 피서지를 찾거나 새로운 여행지를 모색하는 한국인들이 굉장히 많아졌다는 것을 이제는 일상생활에 자리 잡은 인식으로, 그러한 움직임은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도 "일상생활" 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제 주변의 다양한 연령대의 지인분들로부터의 피드백으로 지속적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일본인 남편과의 연애에서부터 결혼직후, 남편의 이직 문제로 저는 대한민국에서 바다 건너 떨어진 일본이라는 나라의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로 생활 주거지를 옮기게 되었지만, 모국에서 떨어진 뒤로는 그간 해외의 타향살이 중인 수많은 지인들에게서 보였던 "애국심", 태극기만 봐도 마음이 뭉클한 그런 애국심 역시 제 마음속에도 커져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늘 선뜻 행동으로 옮기지 못해왔었던 위안부 성노예 피해자 할머님들을 후원하기 시작했고, 남편과의 때마다의 한국 방문에서는 가본 적이 없는 다양한 역사 유적지에 직접 찾아가 서른 중반이 되도록 직접적으로 자세히 알지 못했던 지난날의 한국 역사 공부 삼매경입니다.

현재 살고있는 곳에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윤봉길 선생의 암장지나 기념비 등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소주 한 병 사들고 방문하는 중요한 공간이 되었기도 합니다. 

 

나의 이런 행동들은 누군가에게는 유별나 보일지도 모르는 일상들이겠지만, 한국인이 한국인으로써 한국 문화와 역사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입에 담는 것 자체를 유별나고 이상하게 여기는 그 시선 자체가 , 저는 굉장한 모순에 둘러싸여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내가 할 수 있는 한, 그동안 다소 게으르고 느리게 움직였던 애국심을 마음속에 머리로 되내이고 입으로 말하고 발걸음으로 향하는 인생을 삶과 동시에, 내가 내 인생에서 거절할 수 없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바로 한일 부부의 한국인 아내이자 며느리로서 이 일본이라는 토지 위에 살아가고 있고, 또 얼마만큼 일진 모르지만 앞으로를 살아가야 한다는 명백한 현실이자 사실이지요. 

 

 

ふだんの金沢に出会う旅へ

<평소의 가나자와를 만나는 여행으로>

 

"보통의" "평소”<普段>"생활"<日常、生活、暮らし> 등은 제가 요즘 무척이나 좋아하는 단어가 되어버렸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우리네의 일상생활들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들을 될수 있는 한 재빠르게 나열해 보라고 질문을 받는다면, 상위의 단어들은 무언의 법칙처럼 가장 먼저 이야기할 수 있는 기분이 들어요.

 

가나자와를 여행으로써 오는 관광객들의 시선과 입장보다, 매일매일을 이곳 현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써의 좀 더 여유를 가지고, 가끔은 매일매일 방문하게 되는 그 모든 공간들은 그야말로 "나의 생활" 이 되어버린 이 터전에 존재하는 반짝이는 곳들을. 

따분해 빠진 가나자와의 관광지만을 로보트처럼 나열한 페이지가 아닌 현 지역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자주 찾고 방문하게 되어 마스터와 사적인 가족 이야기까지 즐겁게 안부를 주고받는 모습들을 레지에서 쉽사리 만날 수 있는 그런 모습들이 정겨운 가게들의 정보를 담고 있는 

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방문해보고싶다" 라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유일무이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용도 알차고, 우리 부부가 즐겨 찾는 가게도 이미 수록되어있는 것.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우리가 그간 정말 좀 더 찾아내고 싶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한계는 어쩔 수 없어 발품을 팔거나 지역 정보지를 뒤적이며 간신히 하나하나 찾아내고 있는 예쁜 카페, 좋은 가게 따위의 등들은 너무나 예쁘게 정돈된 사진들과 소개 글귀로 모든 가게들의 입점을 클리어하고 싶은 욕구를 증폭시켜내고 있는 것이에요. ⠀⠀⠀⠀⠀⠀

 

이미 2015년에 발매된 적이 있는 가이드북 <ふだんの金沢に出会う旅> 은 이시카와현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압도적인 지지를얻어

그로부터 2년 후인 2017년 가을, 설문조사 및 고객 정보들을 수집해 새롭게 촬영/최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구성된 이 책을 발매하게 됩니다.

 

현지인들이 다니는 카페, 운영하고 있는 잡화점, 중고품 가게, 유리와 칠기, 도자기 작가들까지 가나자와에 살고 있고 활약하고 있는 30여 명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가나자와의 매력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현지인들이 정말 추천하고 싶은 상점과 명소를 167점 정도,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의 정보를 좀 더 늘리고, 카페나 화과자, 빵, 유기농 야채, 초밥부터 잡화 및 공예, 골동품, 기모노, 갤러리, 호텔 등 다양하게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언젠가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남편과 함께 히가시차야 가이에 산책을 가던 길, 배가 고파 도로변에 있던 카페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들어갔던 적이 있었죠. 통 큰 유리로 들어오는 자연광, 추적추적 내리는 작은 물방울들이 유리벽을 타고 내려오는 적막함마저 흐르는 조용한 매장 내의 온도.

 

테이블, 의자, 진열된 배열. 내어져 오는 식기들의 세팅과 구성. 음식을 만들고 서빙하기까지 가게의 주인의 "철저한 운영 마인드 " "음식에 대한 철칙" 이 가게를 가득 메우는 향긋한 음식 냄새보다 더 가득 채워진 공간이라는 것을 입점을 하면서 느끼게 된 그런 카페였어요. 

그리고 , 테이블마다 적혀있던 "촬영 금지"의 안내 문구.

 

"그래, 당신의 이런 가게라면 나는 카메라를 들 이유가 없고, 오로지 당신이 자신 있게, 정갈하게 고객에게 준비해주는 음식들에 보다 더 집중해서 맛과 향기에 흠뻑 젖는 것이 이 가게에서 돈을 내고 맛을 보는 큰 의미로 다가옴을 몸소 느끼는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인간적인 행동 아닐까, "라는 생각이 단번에 들어버리는 작은 카페. "니와 토코"

 

그렇게 저를 꼼짝달싹 못하게 맛과 분위기로 쓰러뜨렸던 니와 토코 카페 역시 아니나 다를까, <평소에 가나자와를 만나는 여행에> 책에 실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문을 해서 만들어지기까지의 시간은 조금 걸리는 편이고, 창 밖에는 드문드문 좁은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가게 안을 두리번거리는 모습도 꽤나 볼 수 있고, 저 건너편에는 좀 더 작지만 니와토코보다는 어둡고 좀더 정겨운 느낌을 가지고 있는 브런치 카페가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매장 안에는 음악도 흐르지 않기 때문에 적막함이 느껴지고, 얼마 있지 않아 들어온 1인 여서 고객이 들어와 아주 잠깐 부스럭대는 소리들이 메아리처럼 맴돌아 귓속을 파고들 뿐. 

 

그 언젠가 저역시 일본에 비지니스로도, 여행으로도 방문한적을 돌이켜보면, 꽤나 조용한 곳에 들어가기가 무서웠고 혼자 앉기는 좀더 부담스러웠던 것 같지만 지금의 일상 생활속 이런 평범한 카페에서는 남편과 둘이 마주보고 앉아서 서로 이야기하지 않고도 조용히 밥먹는것에 집중하며 온전히 혼자만의 여유를 부리는 시간까지 섭렵할 수 있는 것. 

 

너무나 낮설고, 한편으로는 아무것도없다며 슬퍼하고 아주 조금은 무시하기도 했던 이 동네가, 내 발걸음 하나하나로 닿는 공간들을 기록해가며 좀더 가까워짐을 느끼고, 즐거워 웃고 좀더 존재하고 싶은 공간에 미련을 담고. 또 가고 방문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서 2020년 한해는 작년 한해보다 한발자국 더 진득하니 다가가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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